정보 격차의 전반적인 영향들에 대해서는 지난 포스팅에서 다루었습니다. 여기에서 참고해주시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정보 격차 현상에 다양한 원인 중 소득 수준이 끼친 영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보 격차 현상과 소득 수준의 영향
지난 포스팅에서 크게 소득, 연령, 지역의 차이가 정보 격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득 수준이 어떻게 정보 격차 현상을 불러오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기기의 구입이 어렵습니다
정보화 사회에 들어오며 컴퓨터를 시작으로 휴대폰, 이후에는 스마트폰, 그리고 단시간에 빠르게 개발 출시되어온 태블릿, 스마트TV 등 다양한 기기가 개발되고 이미 대중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기들은 생존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생필품은 아니다 보니 구매 우선 순위가 되지 못하고 여유가 있어야 구매가 가능하게 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이러한 디지털 디바이스는 정보 사회를 살아가며 누군가에게는 삶에서 이미 아주 기본적인 도구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기를 구매할 수 있는 여유가 되지 않는 층에서는 필수적이거나 주요한 물품으로 인지조차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보에 접근하고 소프트웨어적인 기술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이러한 디바이스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가 정보 격차를 만들어내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일상에서 기기를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새로운 기술에 열려있게 되지만 기기가 없으면 상대적으로 정보에의 접근성이나 그 빈도가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그나마 의무교육 시기에 있는 어린 연령층에서는 학교나 기관을 통해 컴퓨터, 태블릿 등에의 노출이 대안적으로 가능하지만, 이러한 환경에 있지 못하는 고령층은 금전적 여유와 환경적으로 계기가 마련되지 않으면 디지털 기기를 접하기 쉽지 않습니다.
인터넷, 와이파이 등 통신망에 접근이 당연하지 않습니다
영화 ‘기생충(Parasite)’ 에서 주인공 기우(최우식 분)가 기정(박소담 분)과 같이 반지하 집에 있는 화장실에서 변기통 위에 올라가 겨우겨우 윗집 와이파이를 당겨 쓰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소득층이 아니라도 데이터가 부족하고 와이파이가 닿지 않는 공간에 있어봤다면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어서 웃프기도 했던 장면입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도 비용이 발생하는 일임을 새삼 깨닫게 된 장면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각종 인터넷 뉴스와 소셜 네트워크, 영상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웹상에 연결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필요할 때에 항상 연결이 되어 있다면 언제든 영상, 뉴스 등 정보를 습득할 수 있고 디티절 기기를 사용하는 데에 막힘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생계가 시급한 상황이라면 데이터 사용료 또한 필수품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기기 구입 뿐만 아니라 이러한 부수적인 비용 또한 소득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학습의 기회가 적습니다
기기 구입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이지만 생존적 수입이 우선되는 환경에서는 디지털 기기를 학습할 계기가 마련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을 때에는 일상이 학습이지만, 자연스러운 상황이 마련되지 않는 층에게는 디지털 기기와 정보 관련 기술은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 또한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소득에 따른 디지털 격차 실태
소득에 따른 디지털 기술이나 이용 정도의 차이에 대한 통계자료나 보고는 매우 많습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매년 발표하는 디지털 격차에 대한 보고도 참고할 만합니다.

2021년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참고해보면 4대 디지털 취약 계층으로 간주하고 있는 고령층, 농어촌민, 저소득층, 장애인 중 저소득층은 그래도 (2019년 디지털 정보화 수준 기준) 나머지 취약 계층보다는 87.5% 로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득별로 격차가 보인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가구별 월소득 기준으로 조사했을 때 월 소득이 높아질수록 디지털 정보화의 수치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일반 국민의 평균을 100으로 기준하여 월소득이 400만원 이상인 가구에서는 평균 이상의 112 정보화 수준이 조사되었고, 300만원 이하는 평균 이하, 기초수급층은 87점으로 평균을 매우 밑도는 수치로 조사되었습니다.
디지털 격차에 소득이 영향을 주는 부분은 우리나라에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기기의 구입 비용과 인터넷 요금이 저소득층에 주는 부담은 전세계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경우도 총무성에서 발표하는 통신 이용 동향 조사에 따르면 2018년과 비교하여 그 격차가 다소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2020년 기준) 월소득 1,000만엔 이상, 800만엔 이상, 600만엔 이상의 가구와 200만엔 이하의 가구를 비교하면 저소득 가구일수록 인터넷 이용률이 떨어짐을 볼 수 있습니다. (2018년의 이용률의 차이와 2020년의 이용률 차이가 비교적 줄어든 부분에 대해 소득별 발생하는 디지털 격차에 대해 다른 지원이 있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소득의 격차가 정보 격차를 유발하지만 그에 그치지 않고 이렇게 발생된 정보 격차는 역으로 그 이상의 소득 격차의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정보 격차는 계층별로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나 빈부 격차와 계층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 전반적인 체질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디지털 격차 문제에서 가장 취약할 수 있는 노령층, 즉 연령에 의한 영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