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환경에 대한 접근 가능성과 이용 정도의 차이와 그 차이로 인한 사회 경제적 격차를 일컫는 디지털 격차는 다양한 인구 분류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이러한 인구 분류가 요인이 될 수도 있고 결과론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전 포스팅들에서 연령에 따른 디지털 격차와 지역에 따른 디지털 격차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종사 산업에 따른 격차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직종에 따른 디지털 격차 현상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직업 및 종사 직종에 따른 디지털 격차
2023년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전국 17개 시도의 15,0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접근 및 이용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진행 되었으며 표본에는 고령층 2,300명을 포함한 일반 국민 7,000명과 장애인 2,200명, 농어민 2,200명, 저소득층 2,200명과 북한이탈주민 및 결혼이민자 700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전반적인 통계 자료는 전년대비 취약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0.8%포인트 개선되었고 웹 접근성 수준은 0.1 점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 조사 항목에서는 전년대비 0.6% 포인트 하락하여 이 부분에서도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보도자료에서는 업종에 따른 조사 결과도 발표가 되었습니다.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21개 업종 중 웹 이용 빈도가 높은 8개 업종의 웹사이트 1,000개를 추출하여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지에 대한 측정이 진행됐습니다. 업종에 따라서는 금융 및 보험업에서 웹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가장 양호하게 준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부동산업 분야가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종사자 수가 많은 사업체일 수록 웹 접근성 수준을 높게 갖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문직, 사무직, 학생, 서비스판매직에 종사하는 인구가 국민 평균 디지털 정보화 수준 이상으로 나타났고, 생산관련직, 가정주부, 농어민, 무직 등이 평균 이하로 나타나 종사하는 직업별로 정보화 수준에서 큰 편차를 보였다고 합니다.
복합적인 요인이 격차 더 벌려
농어민과 같은 특정 직업군의 정보화 수준이 낮게 보이는 것은 고령층이라는 인구 구조적 요인과도 맞물리는 부분입니다. 정보화 수준이 높게 나타나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등 전통 산업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 그 태생 기반 자체가 정보화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 종사자의 비중이 높습니다. 농업, 어업과 같은 1차 산업, 즉 전통 산업과 고령층, 그리고 미디어, 콘텐츠, IT 등과 같은 4차 산업과 젊은 층, 이렇게 업종과 연령이라는 요인이 맞물리는 업종은 정보화 수준의 격차가 더욱 극단적으로 보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생산, 제조 등과 관련된 2차 산업 종사자 또한 직접적인 정보 기술이 직업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하지 않는 이상 디지털 정보화 기술을 습득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격차가 격차를 만드는 악순환
삶의 질의 격차
코로나 19를 지나오면서 우리 시대에 재택 근무라는 근무 형태를 처음으로 일상에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근로자들이 재택 근무를 하던 것은 아니었죠. 가능한 업종과 직무가 있었습니다.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되고, 온라인으로 업무 처리가 가능한 직종의 근로자들이 가능했습니다. 반대로 계속해서 소비자와 직접 대면해야 하는 서비스 직종이나, 물리적인 형태의 노동이 여전히 필요한 물류업, 제조업, 1차 산업으로 말할 수 있는 농업, 어업 등은 재택 근무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업의 성격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재택 근무 가부에 따라 업종 자체를 좋고 나쁘다고 평할 수는 없는 부분입니다. 다만 디지털화, 시스템화로의 전환이 가능한 같은 업종 안에서 디지털 능력 습득 여부에 따라 이러한 근무 형태에 차이를 보일 수는 있겠습니다. 디지털화에 잘 적응하여 환경을 갖춘 조직은 조직원 전체에 통근 시간 단축, 근무 형태의 자율화 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근무 환경의 편리화는 곧 여유 시간, 에너지를 비축하게 되고 이는 근로자의 삶의 질로 직결됩니다. 삶의 질이 높아진 근로자는 운동, 취미 등으로 여가와 자기계발을 할 시간을 갖게 되고 더 나은 삶의 루틴을 반복할 수 있게 됩니다.
빈부의 격차, 지역의 격차
디지털 능력이 취약한 계층의 인구적 특징이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부류가 있을 것입니다. 고령이며 농어촌에 종사하며 지방 지역에 거주하는 계층은 그와 정반대인 젊은 연령이며 정보화가 고도로 이미 이루어진 직종에 근무하여 도심 지역에 거주하는 계층과 정보 격차가 매우 극심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특별히 고령층, 농어촌과 같은 부류는 지방 지역에 거주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는 곧 정보화 수준의 지역 격차로 드러나게 됩니다. 정보화의 수준은 보다 빠르고 편리한 라이프스타일로 나아가는 삶의 질의 격차를 불러옵니다. 고도로 정보화 된 삶을 살아가는 부류에게는 디지털 정보에의 접근성을 활용한 부의 재생산의 기회와 시간 또한, 그렇지 못한 부류와 비교해 더 많이 가질 수 있게 됩니다.정보화 수준의 차이가 복합적인 요인들과 결부되어 결과적으로는 더 큰 지역 정보 격차와 빈부의 격차까지 이를 수 있게 됩니다.